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가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로부터 시정명령과 5억 6500만원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LH가 계약 시 약정한 토지사용가능시기를 지연해 놓고, 그 지연기간 동안 총 34필지 매수인들이 납부 의무가 없음에도 '토지사용가능시기 이후 지연손해금’·재산세’를 매수인들에게 부담시킨 것이다.
LH가 예정된 사업기간 2006.12.13.부터 2012.12.31.까지 ‘김포한강신도시 택지개발사업’시행으로 이주자 등에게 이주자택지 및 생활대책용지를 공급했다. 이후 개발사업 부지조성공사 도중에 문화재 발굴 등으로 사업이 지연돼 사업계획이 변경됐다. 이에따라 계약상의 토지사용가능시기도 1년 4개월간이나 늦춰졌다.
그럼에도 LH는 계약서 문구대로만 실질적 토지사용가능 여부를 고려하지 않고 매매대금, 재산세 등의 납부를 강제했다. LH가 약정한 토지사용가능시기를 1년 4개월 간 지연했는데도, 그 기간 동안 매매대금을 연체 중인 총 34필지 매수인들로부터 지연손해금·대납 재산세 명목으로 총 9억 4800만원을 받아간 것이다.
공정위는 공정거래법 제23조 제1항 제4호 거래상지위남용행위 중 불이익제공(계약 이행과정에서 불이익을 주는 행위)행위를 적용했다. 또 판례 및 이 사건 계약서에 따라 ‘토지사용가능시기’는 적어도 택지조성공사를 완료해 그 토지를 실질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시기(즉, 부지조성공사 완료일 다음날)이다라고 판단했다.
이 사건 매수인들의 실제 토지사용가능시기는 2014.5.1.로서, 그 토지사용가능시기가 지연되고 있는 1년 4개월간(2013.1월~2014.4월)은 토지사용이 불가능하기에 ‘토지사용가능시기 이후 지연손해금’은 발생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지방세법상 재산세는 과세기준일(매년 6월 1일) 현재 재산을 사실상 소유한 자가 부담하기에 계약상 토지사용가능시기가 지연돼 토지를 사용할 수 없는 기간 동안에는 이 사건 매수인들에게 자신의 분양 받은 토지를 사실상 소유하고 있다고 볼 수 없어 그 토지들의 재산세를 LH가 부담함은 당연하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LH의 이러한 행위를 자신의 거래상 지위를 남용해 거래상대방(관련 토지 매수인들)에게 불이익을 제공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봤다. 이 사건 관련 계약 조항들(지연손해금, 제세공과금 부담)은 LH가 이 사건 계약상 의무인 토지사용가능시기의 이행을 전제로 한 것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LH의 지연손해금·재산세 부과는 ’내부규정 및 정상적인 거래관행에도 반하는 것으로서, 매매대금 조기 회수에만 급급해 이 사건 관련 계약 조항을 자의적으로 해석·적용한 결과이다.
아울러 LH는 계약상 토지사용가능시기의 지연을 예상한 일부 매수인의 정당한 잔금 납부 연기 요청을 거절했다. 안내문을 통해 계약상의 토지사용가능시기 이행이 정상적으로 이행될 것처럼 매수인들을 기망하기도 했다.
적반하장격으로 LH는 매수인들에게 토지사용 승낙서 발급 신청(토지사용가능시기의 지연으로 인한 건축 착공 등 토지사용에 따른 위험을 감수하는 조건)을 유도해, 각종 문제(민원 발생, 지연책임 소재, 대금 회수 지연 등)를 회피하거나 전가한 것이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는 "장기간 문제가 되고 있는 ‘선분양 후조성·이전’공급방식과 관련하여, 공기업 사업시행자의 갑질 행위에 제동을 걸었다는데 의의가 있다"며 "LH에 대한 이번 제재를 통해, 유사한 사업을 수행하는 지자체 도시공사 또는 개발공사의 업무 관행을 개선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로 인해, 향후 택지 분양 계약 후 그 이행과정에서의 공정한 거래질서 확립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앞으로도 공정위는 공기업의 계약서 내용에 대한 자의적인 해석 ․ 적용으로 인해 거래상대방이 부당한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감시하여 불공정 관행을 바로잡도록 노력할 계획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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