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아동이 기후 비상사태로 인한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가 지난 20일(현지 시각) 발표됐다. 이번 보고서는 스웨덴의 기후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2018년 8월 스웨덴 의회 밖에서 단독 시위를 벌인 지 3주년을 맞아 나온 것이다.
유엔 아동권리기구인 유니세프(UNICEF)는 이번에 처음으로 '아동 기후위험 지수'(Children's Climate Risk Index, CCRI)를 도입함으로써 전 세계 아동 중 절반가량이 지구 위기 영향에 직면해 '극도로 높은 위험' 수준에 처해 있음을 보여줬다. 그러면서 "기후위기는 아동 인권 위기이기도 하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약 10억 명의 아동이 가뭄, 식량 부족, 폭염, 질병 등 적어도 3, 4개의 기후 영향을 받는 개발도상국에 살고 있었다. 이들 국가 수만 하더라도 수십 개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헨리에타 포레 유니세프 사무총장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어느 지역의 아이들이 기후변화에 취약한지, 또 그 아이들이 얼마나 위험한 상태인지에 대한 완전한 밑그림을 처음으로 갖게 됐다"라면서, "그 그림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끔찍하다"라고 말했다.
가장 위험성이 높은 국가는 인도, 나이지리아, 중앙아프리카 공화국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국가는 화석연료 추출과 온실가스 배출에 대한 책임을 가장 적게 지는 국가이다.
이번 보고서의 저자 닉 리스는 영국 언론매체 가디언지에 "매우 높은 위험성에 노출된 상위 10개국은 전 세계 배출량의 겨우 0.5%만을 책임지고 있다."라며 비판했다.
유니세프는 분석 지도를 통해 기후 위험성이 높은 국가의 아동이 빈곤에 취약하고 깨끗한 물에 접근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비롯해, 극심한 기후이변 등 기후 관련 재난에서 아동의 생존 가능성을 낮추는 요소들에 무엇이 있는지를 보여줬다. 아울러 기후 영향을 그린 고해상도 지도도 사용했다.
전 세계 아동 중 거의 절반이 기후위기로부터 복수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었고, 지구상의 거의 모든 아동이 폭염과 대기 오염을 포함해 적어도 하나 이상의 기후위기로 위험에 처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포레 사무총장은 "사실상 영향을 받지 않는 아이는 아무도 없다"라고 토로했다.
동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미국 태평양 북서부, 캐나다, 서유럽 지역에 닥친 극심한 폭염과 비슷한 수준의 폭염을 겪을 위험에 처한 아동은 8억 2천만 명에 이른다. 또 아동 7명 중 1명은 홍수 위험에 직면해 있으며, 약 20억 명의 아동이 대기 오염에 심각한 수준으로 노출된 상태이다.
현재 18세인 그레타 툰베리는 젊은 기후 운동 지도자 중 한 명으로서 이 보고서의 서문을 썼으며, 지난 2018년 스웨덴 의회 밖에서 그랬듯, 전 세계 정책 결정자들이 긴급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2018년 당시 툰베리가 시작한 '미래를 위한 금요일' 운동은 이후 매주 금요일마다 수백만 명의 아동과 청소년들이 동참하며 전 세계로 빠르게 퍼져나갔다.
('미래를 위한 금요일'은 기후변화 대응 행동을 촉구하는 각국 아동과 청소년들이 금요일마다 벌이는 전 세계적 등교 거부 시위운동이다)
툰베리와 각국의 젊은 기후운동가들은 보고서 서문에서 "우리의 미래는 파괴되고 있고, 우리의 권리는 침해되고 있으며, 우리의 탄원은 무시되고 있다"라면서, "아이들은 학교에 가거나 안전한 집에 머무는 대신 기근, 분쟁, 치명적인 질병을 견디고 있다"라고 울분을 토했다.
또 "이러한 충격적인 현실은 세계에서 가장 어리고, 가난하며, 취약한 아이들을 더욱 깊은 빈곤으로 몰아넣고 있으며, 태풍이나 산불이 닥칠 경우 아이들이 더 회복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들은 이번 보고서 발표를 기리기 위해 지난 20일 미국 언론매체 뉴욕타임즈에 기고문을 게재했다.
기고문에서 이들은 "어느 사회에서나 성인들의 근본적인 목표는 아이들을 보호하고, 자신들이 물려받은 세상보다 좀 더 나은 세상을 물려주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현세대와 그 이전 세대의 성인들은 이 목표를 달성함에 있어 세계 전역에서 모두 실패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들이 발표한 보고서는 오는 11월로 예정된 유엔 기후변화회의(COP26)를 포함한 기후위기 완화에 관한 전 세계적 정책 논의와 의사결정 과정에 아동을 포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정책 결정자들은 COP26 회의를 통해 2050년까지 탄소배출 제로를 위한 전 세계적 계획을 수립하고, 개발도상국이 위기를 완화할 수 있도록 선진국이 재정을 지원하며, 파리기후변화협약이 제대로 가동될 수 있도록 규정을 확정하기를 바라고 있다.
보고서는 또한 "각국은 파리기후변화협약의 목표치를 충족하기 위해 적합한 탄소 예산을 책정하고, 궁극적으로는 경제를 화석연료에서 벗어나게 하는 과감한 조치를 취하는 등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노력할 시간이 아직 남아 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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