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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멸종위기 흑상어 '부캉이'가 던진 질문…뜨거워지는 바다, 달라지는 상어의 서식지

부산 북항에 3주 넘게 머문 흑상어, 국제 멸종위기 '위기' 등급 확인 한국 바다 58년간 표층 수온 1.6℃ 상승…미국선 상어 북상·이동 시기 변화 관측

부산 북항 친수공원 인공수로에 나타난 상어 '부캉이'가 국제적으로 멸종위기에 처한 흑상어로 확인되면서 대형 해양생물의 서식 환경과 보호 문제가 주목받고 있다. 흑상어는 성장과 번식이 느려 개체군 회복에 오랜 시간이 필요한 종으로, 미국에서는 어획에 따른 사망률을 낮추기 위한 장기적인 보전정책이 시행되고 있다. 한편 한국 주변 바다의 표층 수온은 지난 58년간 1.6℃ 상승했으며, 해외에서는 해양 온난화에 따라 상어의 이동 시기와 서식 범위가 변화한 사실도 관측됐다. 다만 이러한 장기적인 해양환경 변화가 부캉이의 부산 북항 진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근거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지난 10월 6일 부산 북항 친수공원 인공수로에 머물고 있는 부캉이를 흑상어(Dusky shark, Carcharhinus obscurus)로 최종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부캉이는 9월 18일 처음 발견된 이후 무태상어 또는 흑상어로 추정됐으나, 국립수산과학원이 근접 촬영 영상을 분석해 제1등지느러미와 제2등지느러미 사이의 뚜렷한 융기선을 확인하면서 종이 확정됐다. 몸길이는 약 3m이며 암컷으로 확인된 이 개체는 10월 11일 기준 3주 넘게 인공수로에 머물고 있다. 부산시와 관계기관이 두 차례 외해 유도작업을 시도했으나 성공하지 못하면서 현재는 개체의 건강 상태와 이동 상황을 관찰하고 있다.

부산 북항을 배경으로 바닷속을 유영하는 멸종위기 흑상어를 표현. 흑상어 ‘부캉이’의 출현을 계기로 해양생물 보호와 기후변화에 따른 해양생태계 변화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AI그래픽=청색경제뉴스)

성장과 번식 느린 흑상어…어획 압력에 취약한 멸종위기종

흑상어는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서 '위기(EN·Endangered)' 등급으로 평가된 종이다. 이는 야생에서 멸종할 위험이 높은 단계로, 멸종위험이 가장 높은 '위급(CR)' 바로 아래에 해당한다. 흑상어는 세계 여러 지역의 열대·아열대 및 온대 해역에 분포하며, 연안과 대륙붕, 외해를 폭넓게 이동한다. 주로 어류와 오징어류 등을 먹는 해양 먹이망의 상위 포식자로, 성장과 번식이 느려 어업 활동으로 개체수가 감소하면 다시 회복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국제 어류정보 데이터베이스 피시베이스(FishBase)에 따르면 흑상어의 임신기간은 약 16개월이며 한 번에 3~14마리의 새끼를 낳는다. 성숙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데다 번식 속도도 빠르지 않아 어획으로 성체가 감소하면 개체군이 이전 수준을 회복하기 어렵다. 특히 다른 어종을 잡는 과정에서 상어가 함께 잡히는 혼획은 직접적인 포획을 제한하더라도 계속 발생할 수 있어 개체군 관리에서 중요한 문제로 다뤄진다. 국제적인 흑상어 보전정책이 어획량뿐 아니라 어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망률과 방류 이후 생존 여부까지 관리 대상으로 삼는 것도 이러한 생태적 특성과 관련이 있다.

국내에서도 흑상어의 출현 기록이 확인되고 있지만 장기적인 개체수 변화는 별도로 살펴봐야 한다. 흑상어는 과거 무태상어와 동일한 종으로 인식되다가 2019년 국내에서 별도 종으로 학계에 보고됐으며, 이후 경남 남해와 강원 삼척, 전남 신안, 제주 및 부산 인근 해역 등에서 발견됐다. 따라서 과거에 흑상어로 분류되지 않았던 개체가 최근 새롭게 확인됐다는 사실과 실제 서식 개체수가 증가했다는 판단은 구분해야 한다. 국내 흑상어의 분포 변화를 정확하게 파악하려면 기존 어획기록의 종 식별 결과를 검토하고, 혼획과 관찰 자료를 장기간 축적해 비교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한국 바다 표층 수온 1.6℃ 상승…최근 10년 상승률 더욱 높아져

부캉이의 출현 원인이 확인되지 않은 것과 별개로 한국 주변 해역에서 해양 온난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은 장기 관측자료에서 뚜렷하게 나타난다. 국립수산과학원이 발간한 '해양수산분야 기후변화 영향 브리핑 북 2026'에 따르면 1968년부터 2025년까지 58년간 한국 주변 해역의 연평균 표층 수온은 약 1.60℃ 상승했다. 연평균 상승률은 0.0276℃로, 같은 기간 전 지구 평균 표층 수온 상승률인 0.0131℃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이는 한국 주변 바다가 전 지구 평균보다 빠르게 따뜻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기 관측 결과다.

인공위성 관측자료에서도 최근의 높은 수온 상승률이 확인된다. 국립수산과학원 분석에서 한국 해역의 1991~2025년 연평균 표층 수온 상승률은 0.03℃였으나, 2016~2025년에는 0.09℃로 나타났다. 최근 10년간의 상승률이 앞선 35년간의 평균 상승률보다 약 3배 높았던 것이다. 다만 두 수치는 서로 다른 관측기간에 산출한 추세값으로, 최근 10년의 상승률이 앞으로도 같은 수준으로 지속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해양환경 변화는 표층 수온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같은 보고서에 따르면 동해의 수심 100m 수온은 1968~2025년 1.16℃ 하강한 반면, 표층과 수심 100m 사이의 수온 차이는 확대돼 수직적인 온도 구조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한국 주변 해역의 표층 염분 역시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으며, 이처럼 수온과 염분의 변화가 함께 진행되면 바닷물의 밀도 구조와 수직 혼합 환경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수온과 해류, 염분, 먹이생물의 분포는 해양생물의 서식 환경을 설명하는 주요 변수이기 때문에 종별 이동과 분포 변화를 연구할 때 함께 검토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장기적인 해양 온난화 추세를 부캉이의 북항 진입 원인으로 직접 연결할 수는 없다. 흑상어는 본래 이동성이 높은 종이며 국립수산과학원은 주로 18~26℃의 수온대를 선호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부캉이가 어떤 해류와 이동 경로를 거쳐 북항 인공수로에 들어왔는지 확인되지 않은 만큼, 이번 출현이 수온 상승의 영향인지 다른 요인에 따른 것인지는 현재까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미국선 수온 상승에 뱀상어 북상 시기 빨라져…서식 범위 변화 실측

기후변화가 상어류의 이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근거는 해외 장기 관측연구에서 확인된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이 2022년 소개한 북서대서양 뱀상어(Tiger shark) 연구는 위성추적 자료와 수십 년간 축적된 포획기록, 해수면 온도자료를 결합해 수온 변화에 따른 이동 양상을 분석했다. 연구진은 2010~2019년 위성으로 추적한 뱀상어 47마리의 위치자료와 1980~2018년 수집된 포획 위치 8,764건 등을 활용해 계절별 이동 시기와 분포 범위를 비교했다.

분석 결과 해수면 온도 편차가 1℃ 높을 때 뱀상어가 북쪽 해역에 도착하는 시기는 평균 14일 빨라졌으며, 1980년대 이후 높은 어획밀도를 보인 해역의 북쪽 경계도 400km 이상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수온 변화가 상어의 이동 시기와 활동 범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실제 관측자료로 보여주는 사례다. 연구진은 상어의 분포 범위가 기존 어업관리구역 밖으로 확대되면서 이전에는 상대적으로 보호받던 개체들이 새로운 어업 활동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기후변화에 따른 이동 범위의 변화가 단순한 서식지 이동에 그치지 않고 어업관리와 종 보전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연안에서도 해양열파와 관련된 상어의 분포 변화가 연구됐다. 2021년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발표된 연구는 2014~2016년 북태평양 해양열파 기간 어린 백상아리의 서식 가능 범위가 북쪽으로 이동한 현상을 분석했다. 연구진은 어린 백상아리의 전자표지 자료와 해양 수온 관측자료 등을 활용했으며, 서식 범위의 북상과 동시에 적합한 서식지 면적이 감소하는 현상도 확인했다. 따뜻해진 바다에서 일부 생물의 활동 범위가 고위도로 확대되더라도 전체적인 서식 환경이 반드시 개선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이들 사례는 해양 온난화와 대형 상어의 이동 사이에 관측 가능한 관계가 존재한다는 과학적 근거다. 다만 연구 대상은 각각 뱀상어와 백상아리로 흑상어와는 생태적 특성이 다르며, 북서대서양과 북동태평양의 해양환경 역시 한국 주변 해역과 동일하지 않다. 따라서 해외에서 확인된 이동 시기 변화나 북상 거리를 국내 흑상어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으며, 한국 해역의 흑상어 분포 변화는 별도의 관측자료로 확인해야 한다.

미국은 2107년까지 흑상어 자원 회복 목표…호주는 해역별 관리

상어의 이동과 서식 환경이 변화하는 가운데 미국과 호주는 흑상어 자체의 개체군 보전을 위해 어획관리와 자원 평가를 시행하고 있다. 미국 NOAA는 북서대서양 흑상어 자원의 남획 문제에 대응해 상업·레저 어업에서 흑상어의 보유를 제한하고, 2017년 어업관리계획 개정안인 'Amendment 5b'를 시행했다. 이 계획은 2015년 수준과 비교해 흑상어의 어업 관련 사망률을 35% 줄이고 2107년까지 개체군을 회복시키는 목표를 제시했다.

미국의 회복계획은 단순히 흑상어를 직접 잡지 못하도록 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다른 어종을 대상으로 하는 어업에서도 흑상어가 함께 잡힐 수 있기 때문에 혼획에 따른 사망률을 줄이고, 포획된 개체의 방류 방법과 생존율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게 다뤄진다. 흑상어처럼 성장과 번식이 느린 종은 어업 활동으로 발생한 개체군 손실을 단기간에 회복하기 어려워 장기적인 자원관리 체계가 요구된다. 다만 2107년은 미국의 2017년 관리계획에 명시된 회복 목표 연도이며, 현재 개체군의 실제 회복 수준이나 목표 달성 여부를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

호주는 흑상어를 'Dusky Whaler'라는 이름으로 관리하며 동부와 서부 자원군을 구분해 평가하고 있다. 호주 정부의 2023년 수산자원 평가에 따르면 동부 흑상어 자원군은 '지속가능(Sustainable)', 서부 자원군은 '회복 중(Recovering)'으로 분류됐다. 이러한 평가는 각각의 해역에서 확인된 어획량과 어업 사망률, 자원 상태 등 관련 자료를 바탕으로 이뤄진다. 동일한 종이라도 지역에 따라 어업 환경과 개체군 상태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종 전체의 국제 멸종위기 등급과 개별 해역의 자원관리 결과를 구분하는 방식이다.

미국과 호주의 사례는 흑상어 보호가 발견된 개체를 구조하는 일뿐 아니라 개체군의 상태를 파악하고 어획에 따른 영향을 줄이는 장기적인 관리활동을 포함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해양생물의 분포가 여러 국가와 해역에 걸쳐 있는 경우에는 출현 기록과 이동 경로, 어획정보를 지속적으로 축적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내에서도 흑상어가 여러 해역에서 확인되고 있지만 종별 장기 관측자료와 개체군 변화에 관한 정보를 충분히 확보해야 해외와 같은 자원상태 평가를 구체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

북항 인공수로에 머문 부캉이…개체 보호와 해양생태 연구 과제

부산 북항에서는 현재 흑상어 한 개체의 안전한 이동과 건강관리가 우선적인 현장 과제로 남아 있다. 부캉이는 지난 9월 18일 발견된 이후 인공수로에 머물고 있으며, 부산시는 9월 29일과 10월 2일 두 차례에 걸쳐 그물망과 선박을 이용해 외해로 유도하는 구조작업을 실시했다. 그러나 두 차례 모두 외해 유도에 성공하지 못했고, 이후 관계기관은 개체의 상태를 관찰하면서 자연스럽게 수로 밖으로 이동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부캉이의 유영 행동과 건강 상태를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부산시 등 관계기관과 협력해 대응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부캉이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도 크게 늘었다. 부산시설공단 집계에 따르면 9월 19일부터 10월 10일 오후 6시까지 북항 친수공원 누적 방문객은 127만 6,800명에 달했다. 다만 이는 친수공원 전체 방문객을 합산한 수치로, 모든 방문객이 부캉이 관람을 목적으로 방문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많은 시민이 방문하는 도심 친수공원에서 대형 해양생물을 보호해야 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관람 환경과 개체 보호를 함께 고려한 현장 관리의 중요성도 커졌다.

부캉이가 머무는 인공수로의 환경을 평가하려면 수온과 수심, 염분, 용존산소, 해수 교환 상태 등 실제 측정자료를 확인해야 한다. 흑상어가 일반적으로 선호하는 수온 범위가 알려져 있더라도 현재 수로의 환경이 개체의 생리적 요구에 적합한지, 장기 체류가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별도의 관측과 평가가 필요한 문제다. 구조작업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물리적 부담과 자연 이탈 가능성 역시 개체 상태와 현장 조건을 고려해 판단해야 하며, 현재는 특정 방법이 더 안전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부캉이의 출현은 멸종위기 해양생물이 도심 항만에 머물렀을 때 필요한 현장 대응을 보여주는 동시에 국내 대형 상어류의 생태정보가 얼마나 확보돼 있는지를 살펴보게 하는 계기가 됐다. 한국 주변 바다의 온난화는 장기 관측을 통해 확인되고 있으며 해외 연구에서는 수온 변화에 따른 상어의 이동과 분포 변화가 실제로 관측됐다. 반면 이번 부캉이의 북항 진입과 기후변화 사이의 직접적인 관계는 확인되지 않았고, 국내 흑상어의 장기적인 개체수 변화 역시 추가적인 자료가 필요한 영역으로 남아 있다. 개별 개체의 보호와 함께 종별 출현 기록, 이동 경로, 혼획 현황 및 서식 환경을 지속적으로 조사하는 일이 중요한 이유다.

출처: 국립수산과학원, '수과원, 북항 친수공원 부캉이 흑상어로 확인'(2026.10.6), · 국립수산과학원, ‘해양수산분야 기후변화 영향 브리핑 북 2026’, · 부산광역시, '부캉이 2차 구조작업'(2026.10.1), · FishBase, Carcharhinus obscurus 종 정보·IUCN 보전등급, · NOAA Fisheries, 흑상어 어업관리계획 개정안 Amendment 5b, · NOAA Fisheries, 'Climate Change Is Shifting Tiger Shark Populations Northward'(2022), · 호주 정부, 'Status of Australian Fish Stocks: Dusky Whaler'(2023), · Scientific Reports, 'North Pacific warming shifts the juvenile range of a marine apex predator'(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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